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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남조선 살이, 이제야 내 길을 찾았습네다"[창간인터뷰] '평양랭면' 날리고 '멍게랭면' 시작한 전철우 대표


(주)성림 F&B 전철우(42) 대표. 익히 알려졌듯 그는 탈북자다. 북한에서는 명문 김책공대를 졸업하고 독일 드레스덴공대 유학, 그리고 1989년 11월 한국 망명길에 올랐다. 한때는 개그맨으로 영화배우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 여세를 몰아 음식사업도 시작하고 결혼도 했지만 처절한 실패로 끝났다. 최근엔 ‘멍게랭면’ ‘돈가스랭면’으로 재기에 나섰다.


   
▲ "김정일 위원장 사망, 안타깝다..북한 변해야 희망 있다" ⓒ윤동혁 객원기자

최근 서울 성산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거침이 없었다. 자신의 삶, 탈북자, 북한, 그리고 남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들을 주저없이 쏟아냈다.

직원 100여명을 거느린, 남한 내에서도 어느 정도 성공한 사업가로 볼 수 있지만 그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먹고살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만만하게 생각했던 ‘남한 살이’가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사업실패와 이혼을 겪으며 남한이, 인생이 결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온몸으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탈북자에 대해서는 아예 기초생활수급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뜩이나 남한 적응이 힘든 탈북자들에게 생활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회복할 수 없는 삼류시민으로 전락시킨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이 자신을 향해 ‘정부에서 다 도와줘서 사업 키웠다’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은행대출이나 정부 지원은 1원도 없었다”며 “응원은 못할망정 제발 방해는 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전 대표를 만난 것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발표가 나온 이틀 뒤였다. 당연히 전 대표의 생각이 궁금했다. “인생은 한번 가는 건데 욕심 버리지 못하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북한에 변화가 오지 않겠나. 만약 김일성 사망 때와 똑같이 변화가 없이 북한이 이대로 간다면 북한은 희망이 없다.”


   
▲ "김정일 위원장 사망, 안타깝다..북한 변해야 희망 있다"  ⓒ윤동혁 객원기자  

남한 정치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한마디로 ‘박근혜 대세론 반대, 안철수 신당 찬성’이다. 박근혜 대세론이라고 하기엔 너무 패기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아울러 디도스 문제 때문에 젊은 보수들이 완전히 한나라당에 등돌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전 대표는 “남경필 의원 등 한나라당 내 젊은 보수가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참여한다면 안철수 신당을 찍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남한엔 다른 사업거리도 많은데 굳이 음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1997년 방송하면서 처음으로 ‘고향랭면’을 시작했다. 꽤 오랫동안 했다. 어느 순간 보니까 (음식은) 내가 잘하는 거더라. 쉽게 한두 개 차리기도 했다가 곧 망하기도 했다. 난 공대 출신이지만 공대는 나이 들어서 계속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은 음식관련 책 보고 음식 연구하는 것이다.

-어머니가 음식 전문가셨다고?
전문가라기보다는 어머님이 냉면이나 음식을 잘하셨다. 명절날엔 고향(평안남도 남포)에서 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눠먹던 게 지금도 눈에 선하다. 직원들에게 아무리 가리켜줘도 손맛만큼은 안되더라.

-지금 하시는 음식사업이 꽤 잘되고 있다고 들었다. 남한에서 북한음식이 인기인 비결은?
처음에는 북한에서 왔으니까 북한식으로 했다. 지금은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많이 관찰하고 그 흐름에 맞는 음식을 내놓는다. 북한 음식이나 남한 음식만 아니라 남북한에 없는 음식도 개발한다. 멍게냉면이나 돈가스냉면이 대표적이다. 내 손맛으로 직접 특허 출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에 직접 가서 음식 연구를 하기도 했다. 지금은 북한 음식 그대로 내놓으면 100% 망한다. 북한은 식재료가 많이 없기 때문에 남한 사람들에겐 음식맛이 제대로 전달될 수가 없다.


   
▲ "김정일 위원장 사망, 안타깝다..북한 변해야 희망 있다"  ⓒ윤동혁 객원기자  

-2000년엔 ‘교도소 월드컵’ 2002년엔 ‘마법의 성’이란 영화에도 출연하셨는데 영화에도 관심이 많은가?
시나리오 쓰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그 쪽(영화)은 배고픈 곳이다. 부모님이 옆에 계셔서 먹여주셨으면 그 쪽으로 갔을 텐데 지금도 아쉽다. 그런데도 북한에서 공대를 갔던 것은 북한이 인문계보다는 공대가 많았기 때문이다.

-1989년 당시 동독 드레스덴공대에 유학중 한국행을 택한 이유는?
한국 학생들의 경우 미국 MIT 유학하다가 졸업하면 계속 머물 수 있다. 하지만 북한 학생들은 다시 돌아가야 한다. 고민을 많이 했다. 동독이 무너지고 데모하는 걸 보면서 북한도 혼자서 견딜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5년 내 북한 가볼 수 있을 줄 알고 한국 왔다. 그래서 그때에는 ‘내가 먼저 남한에 가서 북조선 인민들을 위해 선진기술을 배우자’는 생각으로 입국했다. 그런데 먹고사는 게 너무 힘들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내가 성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종합식품기업으로서 고객들에게 인정받고 제대로 정착할 때 남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북조선 인민들에게도 할 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패를 겪으면서 한국을 떠날 생각은 안해봤나?
난 과거를 후회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후회하면 뭐 하나. 외국 생활 해보니 모든 나라가 다 똑같다. 내가 외국에 안살아봤으면 그런 마음을 가질 수도 있을텐데 살아보니까 다 똑같다. 방송을 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두 가지를 병행하다 보니 방송도 사업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고향랭면’ 할 때는 아주 사업이 잘되었는데 거의 1주일 내내 방송에 나가다 보니 결재도 제대로 못하고 그러다 보니 실패했던 것 같다. 이런 실패를 통해 나중엔 ‘돈좀 벌어봅시다’라는 창업 프로그램 한번 꼭 해보고 싶다.

-봉사활동도 한다고 들었다.
양로원 같은 데 가끔 간다. 자주 가지는 못한다. 매달마다 가수 김범룡(전 대표와 가장 친한 남한 사람이다), 김국진씨 등과 백혈병 어린이 돕기를 꽤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다.

-탈북자들과도 자주 만나나?
사업 때문에 바빠서 자주는 못보지만 가끔 만나서 술도 마시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선일보 강철환씨, 조명철 통일교육원장 등이다.

-1995년엔 ‘나는 행복하지 않다’라는 책을 내셨다. 책 제목이 심상치 않다. 지금은 행복한가?
(그는 잠시 머뭇거렸다) 참 어려운 질문이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위로한다. 마음속에서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한 것이다.

-스트레스 해소법이 따로 있나?
책 읽는 걸 좋아한다. 주말 같은 때는 아내에게 하루만 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배낭에 책을 넣고 자전거를 타고 나간다. 자전거 타고가다가 30분 책 읽고 하는 걸 반복한다. 커피숍에 가서 3~4시간 책을 읽기도 한다. 요즘엔 스티브 잡스 책을 자주 읽는다.

-혁신을 좋아하고 바른 말 하는 게 안철수 교수랑 닮은 점이 있는 것 같다.
안 교수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 하지만 그분의 글을 보면서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다. 그분은 강골이다. 나도 그렇다. 다만 그분은 원칙이 있고 나는 그렇게 원칙적이지 못하다는 게 다른 점이다.

-북한과 관련해 앞으로 꿈은?
김정일도 사망하고 이제 북한에도 변화가 왔으면 좋겠다. 만약 변화가 없고 김일성 사망 때와 똑같이 간다면 북한은 희망이 없을 거다.

-김정일 사망 소식 들으며 어떤 생각했나?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버지도 죽었는데 김정일도 죽는구나’였다. 김일성이 죽었을 때는 믿기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인생은 한번 가는 건데 욕심 버리지 못하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다 덧없는 건데, 죽으면 끝인데, 오히려 그 사람이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는 북한에 변화가 오지 않겠나.

-남한에 20년 넘게 살았는데 스스로의 정체성은 뭐라고 보나?
남한 사람인가 북한 사람인가가 중요한가. 실향민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사업하고 여기서 살고 있다. 여기 와서 성공하려면 여기(남한) 사람 만나서 결혼해야 하지 않냐는 얘기를 탈북자들 만나면 많이 한다. 가능한 북한 남자는 남한 여자 만나고, 북한 여성은 남한 남자와 결혼하라고 한다. 그래야 성공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남한 여성과 같이 살아보니 어떤가?
북한 여성은 보수적인데 남쪽 여성은 조금 이기적인 것 같다. 자기가 먼저인 것 같다. 북한은 자신을 죽이고 사는데 여기는 자신이 강한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보니 북한에서 온 여자들도 자기 위주로 바뀌는 걸 본다.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어느 나라나 자기 하기 나름인 것 같다. 바뀔 줄 알고 남한에 오지만 확 바뀌는 게 아니다. 탈북자들은 보통 일반 사람들한테 뒤지는 것 같아 상대적 박탈감도 많이 느낀다. 외국에서 외국인에게 무시당하는 것보다 남한 사람한테 무시당하는 것이 훨씬 상처가 크다. 하지만 탈북자에겐 장점이 있다. 목숨 걸고 온 사람이라는 것이다. 목숨 건 사람을 이길 사람은 없다. 자본주의에서 죽기 살기로 하는 사람은 못이기지 않나. 그래서 한 사람한테 보통 한 회사에서 5년만 적응하라고 한다. 왜냐하면 보통 2~3개월 하다가 그만두고 옮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체로 5년 이상 한 회사에 다니는 탈북자들을 보면 남한 사회에서도 잘산다.

-탈북자들이 남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남한 사람이 문제가 아닌 남북한 체제의 이질성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탈북자들을 데려와서 일을 시켜야 하는데 회계나 영업을 못시키니까 잔심부름을 시킨다. 제조업 같은 단순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기초생활수급이다. 나는 정부에서 아예 기초생활수급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선족들은 기초생활 수급을 안주니까 무조건 열심히 일한다. 인디언들이 말살된 것도 매일 일안해도 먹고 살게 해주니까 대마초 피우고 망한 것 아닌가. 탈북자들도 열심히 하면 돈도 벌고 4대 보험 보장되니까 기초생활수급을 못받는다. 그것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걸 포기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힘들다. 교회에 나가면 한 달에 30만원씩 주고 하는 게 실제로는 쥐약이다. 주려면 아예 2~3000만원 주든지 아니면 안주든지 해야 한다.

-탈북자 정착을 위한 실제적인 방법을 제안한다면?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기업이나 정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조금씩 주는 것으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진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정부보조금 신경도 안쓴다. 교회 같은 곳에서 가게를 하나 만들어 탈북자들에게 맡기고 이자는 안받는 대신 원금을 갚아나가는 방식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가게 명의는 교회 것으로 하고 나중에 원금을 다 갚으면 탈북자 명의로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2억원을 투자했으면 이자는 안받고 매달 500만원씩 3년을 갚아나가면 된다. 물론 중간에 잘못하는 사람은 걸러내는 작업도 필요하다. 제조업은 탈북자가 영업을 해야 하니까 문제가 된다. 괜찮은 게 음식점이다. 자기가 노력해서 친절하게 하고 음식 잘 만들면 잘 될수밖에 없는 분야기 때문이다.

-탈북자를 통일의 주역으로 세우는 유코리아뉴스의 창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탈북자들이 2만명이 넘어가면서 점점 더 자신들의 목소리를 많이 내려고 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는 언론이 필요하다. 지금은 단체가 다 찢어져 있지만 서로 힘을 합치고 네트워크가 된다면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나는 마음으로 이런 움직임을 지지한다.


   
▲ 박근혜 대세론 반대..뜻있는 보수들,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참여해야  ⓒ윤동혁 객원기자  

-남한 정치에도 관심이 많나?
관심 많다. 남경필 의원 등과 같이 공부하는 모임도 있다. 그 모임에서 그랬다. ‘나는 보수인데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이나 대선에서 한나라당 안찍을 거다. 만약 안철수가 신당 만들면 (남 의원 등도) 탈당하면 좋겠다.’ 박근혜 대세론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너무 힘빠진 사람 같고 패기가 없어 보인다. 이렇게 가서는 안된다. 지금 디도스 같은 문제 때문에 젊은 보수들은 완전히 한나라당에 등돌렸다. 한나라당은 그걸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 <유코리아뉴스>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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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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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5-12-11 14:04:00

    전철우씨, 냉면이 와따요~!!!! *^^***** 나중에 시간되면 전철우씨가 운영하는 냉면집가서 냉면먹어야쥐~!!!   삭제

    • 매바위 2011-12-28 21:55:45

      창간 축하 드려요 행복을 전하는 교회 김집사
      통일의 그날까지........   삭제

      • hephzibah 2011-12-27 02:46:38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난관에 봉착한 사람들이 딛고 일어서야할 디딤돌 역활로 삼아야 할 것들이
        때로 우릴 묶어두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는 것에 대해
        우리는 무엇에 대하여 죽고 무엇에 대하여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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