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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가 아닌 ‘인격’으로PN4N 매일민족중보 10월 12일 [가정 영역]

10월 10일 북한의 당 창건일 70주년과 관련한 소식들을 몇몇 지인들을 통해서 접했습니다. 먼저 라선시 홍수 피해지역 복구와 관련해서 작업이 한창일 적에는 해외동포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바로바로 감사의 표현들을 하던 것이 막상 복구가 끝나고 나니까 이 모든 것이 평양에서 즉, 김정은 원수께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시찰도 오고 도와주셔서 그 은덕으로 완수할 수 있었노라고 그 쪽으로 모든 공을 다 돌려서 힘이 빠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반응인데 인도주의적인 순수한 마음으로 북한을 드나드셨을 그 사역자가 지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듣는 내내 생겨났습니다.

단동시에 사는 중국인 친구로부터도 전화를 받았습니다. 10일에 신의주 쪽에서 폭죽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터트려졌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도 결혼식이면 으레 폭죽을 터트립니다. 하지만 이번 신의주 쪽에서 훨씬 화려하게 불꽃놀이를 했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을 때에 정작 급한 것은 인민들의 먹거리를 해결하는 것인데, 그런 것보다는 당 창건 기념식 행사를 위해서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쓸 수밖에 없는 저들의 현실이 속상하기만 했습니다.

북한 사람들과 작은 공동체를 이루어서 살게 될 그 날들을 미리 예행연습 하듯 살기 시작한 지 벌써 3주차를 맞이하였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의 이름도 헷갈리지 않고 대번에 튀어 나옵니다. 원장님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이미 삼촌이라고 부르면서 제가 지나갈 때면 어느새 달려 와서 손을 잡는 조카들이 생겨났습니다.

호칭에 대한 말이 나왔으니 오늘은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까 합니다. 제가 결혼을 하게 되었을 때에 저희 어머니께서는 “아들아, 엄마는 네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많이 당한 것도 힘들었지만 말끝마다 ‘어이’라고 부르는 말에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단다. 너는 네 아내에게 절대로 ‘야’라고도 부르지 말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 저는 제 아이들에게조차도 “야”라고 불러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60명이 넘는 아이들이 같이 생활하다 보니까 여기저기서 “야” 소리가 들려옵니다. 처음에는 이 소리가 얼마나 귀에 거슬리고 적응이 안 됐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인격 대 인격으로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기 보다는 ‘탈북민들, 조선족들, 고아들, 사역자들...,’ 이런 식으로 한 개인을 그냥 일반화시켜서 부를 때가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상스러운 욕설이나 서로의 약점을 공격하는 인격모독적인 별명을 마구 불러대는 것이 일상이 되어져 있는 것을 봅니다. 처음 몇 번 제가 보는 눈앞에서도 서슴없이 욕하고 듣기 거북한 별명을 부를 때면 앞으로는 그런 말 쓰지 말라고 교정을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대답만 “예” 하고 할 뿐, 그때뿐입니다. 대표원장님으로부터 처음에는 사랑으로 다가왔다가 얼마 안 지나서 두 손 두 발 다 들고 떠나간 사역자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말씀을 전해 듣고는 속으로 웃으며 생각했습니다.

‘요놈들! 사람 제대로 걸린 줄 알아라. 나는 금세 실망하고 떠날 사람이 아냐. 가족은 절대로 포기가 안 되는 법인데 난 너희들 삼촌이야. 제대로 자랄 때까지 너희들과 함께 할 거야.’ 자기네끼리 아무렇게나 말하다가 제가 나타나는 순간 갑자기 말을 바꾸는 그런 것이 아니라 예의를 갖추어서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이 되기까지 이 어리버리 사역자의 입술에서도 실언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난히 왜소한 한 사내아이가 형들에게 얼마나 시달리고 살았는지 하루는 눈에 살기가 시퍼래가지고 흉기를 손에 든 적이 있었습니다. 그 날의 일은 눈 감아 주기로 하고서 한참을 안아 주었었는데 다시는 자기에게 잘해주지 말랍니다. 그러면 더 눈 밖에 나고 어른들의 눈에는 자기가 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애쓰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아이로 비친다고 말입니다. 사회주의체제에서 남들 눈치보고 주위를 의식하는 것이 이렇게도 나타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을 비방하지 말고, 남들 눈치 보지도 말고, 당당하고 자존감이 강한 인격체들로 아이들이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남자들은 같이 운동을 해 보면 상대방의 성격을 잘 파악해 낼 수가 있습니다. 주말을 맞이해서 아이들과 각종 구기종목으로 놀이를 하는데 분위기만 띄워 주고서 자리를 떴더니 선생님과 약속한 시간을 훌쩍 지나쳐 버리고 깜깜해질 때까지 놀아서 그만 아이들이 단체기합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예의를 잘 가르쳐서 한번 약속한 것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꼭 지키기 위해서 애쓰는 아이들로 자랄 수 있도록 도우소서.

제공: 바나바 선교사(PN4N 협력선교사)

북한과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네트워크(www.pn4n.org) 제공

바나바  @pn4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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