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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광주!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지난해 5월 ‘문화로 민주도시 광주를 여행하다’라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박 2일 여행을 광주로 다녀왔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미얀마 쿠데타 상황 때문에 힘들어 하는 미얀마 유학생·청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5·18 국립묘역을 방문하고, 광주극장에서 5·18 기념영화인 ‘아들의 이름으로’라는 영화도 보고, 5·18 민주화운동기록관도 찾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가이드 해주신 분들께서 설명도 잘 해주셨고, 미얀마를 위해 응원과 위로를 많이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고 감동받았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오월광장 미술전이었다. 오월 미술제는 매년 5월이면 자유, 인권, 평화 등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주제로 전시를 열며 그 아픔을 함께 보듬어 이어오던 미술제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는 1980년 5월의 광주와 너무 비슷하기 때문에 작가들은 미얀마 시민들의 투쟁과정을 함께 보고 느끼며 작품들 속에서 연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작품 속 그림들은 마치 미얀마 땅에서 지금도 고군분투하며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힘을 내라고 응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작품들 중엔 미얀마 작가들의 작품들도 있었다. “미얀마 작가들의 목소리와 한국 작가들의 목소리를 덧칠해서 한 목소리로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외친다”라는 글을 보고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마지막 날에는 한 명씩 소감을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신 광주 시민들이 현재 미얀마에 대해 큰 관심을 가져 주시고 미얀마인인 우리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감동을 받아 눈물이 났다. 
지난해 초, 나는 한국으로 유학을 오려고 막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2월 1일 미얀마에 쿠데타가 발생해 비행기들도 다 결항이 되고 말았다. 처음에 친구들이 그 이야기를 해주길래 도무지 믿기지 않았지만, 국제뉴스에 미얀마 상황이 나오고 3일째부터 사람들이 데모를 하기 시작하는 걸 보고 비로소 현실을 알 수 있었다. 상황이 그렇게 되다 보니 처음엔 한국 유학을 포기하려 했었다. 미얀마 상황을 그대로 둔 채 유학을 간다면 죄책감이 들 것 같아서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21세기에 이런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만큼 이 상황이 계속 지속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2월 말에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하지만 미얀마 상황은 내 예상과 달리 점점 악화되어 갔다. 한국 도착 2~3일 뒤에는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도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나는 그 당시에 입국 후 격리 상태였고, 매일 뉴스를 보며 피를 말리는 느낌이었다. 내가 자주 다녔던 우리 집 주변, 우리 동네가 온통 불이 나고 총을 쏘고 폭탄이 날아가는 영상들을 보면서 믿기지가 않았다. ‘내가 왜 여기 와 있는 거지?’ 하루하루 죽어가는 사람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죄책감이 들었다. 그 죄책감 때문에 몸은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마음은 다니는 것 같지가 않았다. 매일 뉴스만 챙겨 보며 괴로워했다. 그런 저를 보면서 친구가 그 프로그램을 소개해줘서 참여하게 되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여기서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 나를 돌아보면서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 보자’라고 스스로 다짐했다. 내가 지금 학업을 하고 있는 것, 대외 활동을 하고 있는 것 모두 미얀마를 위한 일이라 믿는다. 그렇게 바뀔 수 있도록, 나설 수 있도록 나를 깊은 절망과 괴로움에서 건져주신 광주, 5.18 활동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미얀마 유학생

미얀마 유학생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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