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1일 UHIC 신세용 이사장이 제 15회 자랑스런한국인 대상을 받았다

연말연시가 되면 한시적이나마 추운 겨울바람에 불우이웃돕기가 유행하곤 한다. 몸 웅크리며 겨울을 보낼 이웃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다. 여기 겨울과 같은 삶을 사는 국제 아동들에게 봄볕과 같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는 젊은이가 있다. (사)국제아동돕기연합(UHIC)의 신세용 이사장이다.
 신 이사장은 2004년 (사)국제아동돕기연합을 창립한 이래  수십억 원의 사비를 들이는 등 물심양면으로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는 국제 아동을 도운 공로가 인정, 2015년 12월 21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1층 그랜드볼륨에서 제 15회 자랑스런한국인대상 국제나눔봉사 부문을 수상했다. 신세용 이사장의 수상소감과 공적을 정경뉴스가 알아봤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데 이렇게 수상의 영광을 주신 점, 귀중한 격려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제 15회 자랑스런한국인대상 수상소감을 말하는 (사)국제아동돕기연합 신세용 이사장의 얼굴엔 기쁨이 가득했다. UN이 주목하는 국제아동구호단체의 이사장이라는 자리에 비해 시상식에서 만난 신 이사장은 의외로 꿈과 희망 가득한 순수한 청년과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십대 밀리언 셀러
 
 신세용 이사장은 17살과 24살, 13살부터의 어려웠던 유학생활을 담은 에세이 ‘나는 한국인이야’ 시리즈 두 권으로 한 번도 되기 힘든 밀리언셀러 자리에 두 번이나 올랐다. 13살 그가 미국 유학을 간 곳은 버지니아 서부에 위치한 사립학교였다. 그곳은 동양인이 적어 인종차별이 심하고, 미국 내에서도 부유한 집 문제아들이 모이는 곳이기에 괴롭힘의 대상이 되어야 했다. 구타도 당하고 울기도 했기만 신 이사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때 어려웠던 생활과 한국인으로서의 잃지 않았던 자긍심을 일기 형식으로 쓴 것을 책으로 펴낸 것이 ‘나는 한국인이야’였다.
 이 책은 100만권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이 후 옥스퍼드대학에서 겪은 어려움 등을 담은 ‘나는 한국인이야2’역시 그를 밀리언셀러로 만들어 주었다. ‘나는 한국이야’는 중국에서도 200만부가 팔려 출판계 화재가 되기도 했다.
  ‘나는 한국인이야’ 시리즈가 화제가 된 것에 대해 신세용 이사장은 “유학시절의 쉽지 않았던 경험과 그것을 극복해나가면서 얻은 깨달음 같은 것을 진솔하고 치열하게 써내려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라며 “당시 책을 읽은 한국과 중국 등지의 독자들 가운데 지금까지도 국제아동돕기연합의 활동을 응원해주는 고마운 인연들이 있습니다.”고 대답했다.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결심 아닌 실천
 
 신세용 이사장은 세상을 이끄는 원동력에 대한 의문을 품고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경제철학과에 입학, 졸업 후 카이스트 금융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꽤 잘 나가던 금융기업 청년 CEO가 됐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세상을 좀 더 밝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까’라는 고민 끝에 금융기업을 접고 2004년 (사)국제아동돕기연합을 설립했다. 종교나 단체의 후원 없이 만들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 무엇을 하겠다는 막연한 결심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다고 깨닫고 국제아동돕기연합 설립을 결단했다. 
 “처음 결심했을 때 주위의 반대도 많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나를 채우고 있던 그릇에서 나를 비우고 나니 그 외의 어려움들은 쉽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유학시절 배운 철학은 그의 이런 생각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아프리카 아동들과 기차놀이중인 신세용 이사장

선택의 무게와 책임 

30살이라는 젊은 나이 시작한 NGO 운영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신 이사장은 이에 대해 “(유학생활 중)인종차별과 폭력의 경험 자체보다는 그것을 이겨낸 과정과 마음가짐이 국제아동돕기연합을 설립하고 또 10년 넘게 운영해오는 데에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고 대답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스스로 선택하고 이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런 그의 삶의 방식은 부모님의 영향도 컸다. 
 “13살 미국유학 결정부터 부모님은 언제나 아들의 선택을 존중해주셨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저와 제 형에게 매일 5분씩 강의를 해주셨는데 삶에 대한 철학적 질문부터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5분 강의’는 미국에 있는 동안에도 팩스나 전화로 계속됐습니다. 또한 책임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알려주셨는데요, 제가 대학에 가지 않겠다고 말씀을 드렸을 때도 ‘모든 선택은 너의 자유이나 책임 역시 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자유와 선택에 따르는 책임을 강조하셨고 그 가르침을 현재에도 지키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비영리단체의 설립도, 운영도 쉽지 않은 일이였지만 그 시절의 마음가짐으로 달려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질병예방 중심의 구호활동

(사)국제아동돕기연합은 2004년 설립 초기에는 주로 동남아지역에 해외자원봉사자들을 파견하여 급식후원, 환경개선, 영양보급 등의 사업을 추진하다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탄자니아에서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5세미만 아동건강센터를 설립하여 현재 3개의 건강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이곳에서 치료받은 아동은 지난 6년간 총 8만 명 정도다. 현재는 탄자니아 오지마을 아이들의 질병예방 프로젝트인 키퍼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의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지인 파견 보건 교육사업 키퍼(Keeper)

키퍼 프로젝트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오지마을 아이들의 질병을 근원적으로 예방하자는 취지를 가지고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다. 현제 세계 곳곳엔 많은 아동들이 영양 부족과 설사, 폐렴, 말라리아 등 간단한 조치만으로 충분히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 특히 탄자니아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5살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지마을에 살고 있는 많은 아이들은 병원까지 가려면 수 십 킬로미터를 걸어가야 하기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음을 맞는다. 이런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하다가 시작하게 된 것이 키퍼 프로젝트다. 키퍼 프로젝트는 오지마을 출신 현지 청년들을 선발하여 1년 동안 체계적인 교육을 시켜 다시 자신들의 마을로 파견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선발된 청녀들은 1년 간 합숙하며 의료 보건 상식, 운영매뉴얼 및 디바이스 사용교육, 인문, 아동 심리학 등 전반에 걸친 교육을 받는다. 다시 자신의 마을로 파견된 키퍼들은 태블릿PC를 휴대하고 다니며 아동 건강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본부로부터 미션을 전달받아 효과적으로 수행하며 결과를 보고한다. 현재 32명의 키퍼가 양성, 26개 마을에 파견돼 있다. 키퍼들은 매일 가가호호 방문을 통해 보다 정확하게 아동의 질병을 조기에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효율적인 질병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신세용 이사장에게 '어떻게 하면 세상을 더 밝고 조화로운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는 그의 인생 가장 큰 화두다

 질병예방치료에 집중하게 된 인연
 
신세용 이사장이 2009년 구호활동 방향을 바꾼 데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2008년 신 이사장은 높은 파도로 접근조차 어려운 필리핀 베르데라는 섬의 오지마을에 갔을 때였다. 그는 그곳에서 뇌종양으로 뇌가 부풀어가는 아이를 만났다. 
 “한국에 귀국해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여러 기업을 찾아서 도움을 청했지만 이어지는 거절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아이를 도와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한동안 참 괴로웠고요. 이후에 후원자를 모아서 베르데 섬처럼 의료기관도 없고 외부와 떨어져있는 지역의 비슷한 증상을 가진 아이들을 치료하고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며 제가 이 일을 택한 이유를 실감했습니다.”라고 신 이사장은 당시를 회고했다.
 특히 그는 아프리카의 백색증(알비노) 아이들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백색증 아이들은 아프리카에서도 탄자니아 지방에 많이 있는데 아프리카인 본래 피부에 비해 확연하게 달라 보이기 때문에 현지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알비노 아이들의 신체를 가지고 있거나 복용하면 부자가 된다는 말도 안 되는 미신 때문에 신체 일부를 산채로 잘라가는 등 너무 가슴 아픈 일들이 지금도 지구상 곳곳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일‘ 중심의 NGO

(사)국제아동돕기연합은 작은 규모의 NGO임에도 UN 경제사회이사회 NGO자문단체 선정되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고있는 단체다.
 신 이사장은 이에 대해 “수혜국의 정부나 타 NGO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틈새, 사업을 진행하기에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어려움이 있는 소외지역이 특히 누군가가 후원의 손길이 절실할 것으로 보고 장기적으로 사업 전략을 수립하여 실천에 옮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도 저희처럼 작은 소규모 단체에서 말이죠.”라고 추측했다.
이어 “저희 뿐 아니라 다른 단체들 역시 열정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 단체의 차별화된 부분을 하나 꼽자면 저희는 아이들을 위한 여러 구호 사업 가운데 ‘생명을 구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라며 다른 NGO와의 차별성을 부여했다. 

유익한 밥 한끼

현재 신세용 이사장은 후원카페인 ‘유익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카페의 의미를 ‘세상을 바꾸는 밥 한 끼’라고 정의했다. 맛있는 식사와 차 한 잔을 즐기는 일상적인 행위만으로 자연스럽게 나눔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유익한공간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나눔이나 기부가 강박 혹은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닌 자연스런 문화로 형성되길 원한다. 그래서 ‘유익한 공간’ 내에는 후원 포스터를 붙인다거나 국제아동돕기연합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 
 “맛있어서 찾은 레스토랑인데 분위기도 좋고 그래서 단골이 되고, 또 알고 보니 수익금 전체가 기부되는 곳이었다라고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인데요, 그런 작은 따스함이 실천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나눔은 내가 남는 것을 베푸는 것이 아니다

신세용 이사장에게 나눔 봉사는 어떤 의미일까. 
 “나와 너의 경계를 초월한 참사랑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눔은 내가 남는 것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이타주의에 입각하여 지금 이 순간에 내가 가진 것을 남을 위해 우선주는 것입니다.” 
 신 이사장에게 가난한 자의 만원과 부자의 몇 십억의 가치는 같다. 얼마는 내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참여하는가 이것이 그가 생각하는 나눔의 가치 있는 자세라고 한다. 

밝고 조화로운 세상을 위해

‘무엇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일까’,‘ ‘왜 세상은 발전했는데 기아와 전쟁은 계속될까’ 등 그의 삶은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어떻게 하면 세상을 더 밝고 조화로운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그가 국제아동돕기연합을 설립할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하는 가장 큰 화두이며 단체의 운영과 후원사업 진행의 근본정신이라고 한다. 
 어릴 때의 경험 하나가 평생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트라우마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신 이사장은 나눔을 통해 아프리카 아이들도 누군가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에서 희망을 배우는 힘을 얻기를 기대한다. 
 신세용 이사장은 “어떻게 하면 세상을 좀 더 밝고 조화로운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꼭 이루고 싶은 소망입니다. 국제아동돕기연합의 운영과 아이들을 돕는 일에 더욱 노력하면서 그 답을 찾고자 합니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아프리카 아동구호활동 중인 신세용 이사장

신세용 이사장 주요 프로필

학력사항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정치경제철학 학사
-KAIST 금융공학 MBA 수료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정치경제철학 석사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최고경영자(SPARC)과정 수료

-前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한인 학생회 초대회장
-前 HP Inc.(필리핀 현지법인) 대표이사
-前 HI&T.,Inc 이사
-前 (주)아이엠 사외이사
-前 (주)유틸리안 대표이사
-前 (사)한국청소년보호연맹 이사
-대전세계무역센터(DWTC)이사
-한애가(주) 대표이사
-(주)원오세븐 대표이사
-월간 유이(Ue) 발행인

저서
-나는 한국인이야
-그래도 나는 태양을 향해 날 것이다
-꿈 그리고 나의 선택
-13-21

수상경력
-미래선도 혁신 한국인 사회봉사부문
-삼성사회공헌상
-서울대학교 기술혁신상
-수퍼브랜드 코리아상
-제 15회 자랑스런한국인 대상

대담· 최재영 본지 회장 글·사진 이채현 기자  redjoker@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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