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의 구심체인 한국언론인연합회(회장 이상열)가 선정한 ‘2015 대한민국 참교육대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이 상은 매년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학문적 가치 창조, 교육정책의 창의성과 개혁성, 글로벌 경쟁력, 취업 및 창업성과 등을 평가해 수상자가 선정된다. 한국폴리텍대학은 학생들의 취업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실무를 겸비한 교육을 한 것을 높게 평가 받아 수상했다. 권오일 기획운영이사는 직업교육훈련전문기관인 폴리텍대학이 상을 받게 된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실제 다른 수상 학교들을 살펴보면, 한양대학교(산학협력교육 부문), 서강대학교(창조융합교육부문), 이화여자대학교(혁신교육 부문), 숙명여자대학교(창의글로벌교육 부문), 건양대학교(창의융합교육 부문), 삼육대학교(인성교육 부문), 영진전문대학(전문직업교육 부문), 원광대학교(인문융합인술교육 부문), 서울신학대학교(사회봉사형 인재교육 부문) 등 10개 대학이 수상했다. 권 이사는 “매우 뜻 깊고 영광”이라며 폴리텍 전 교직원의 노력이 이뤄낸 결과인 만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권 이사는 폴리텍대학에서의 지난 3년간 봉직 소감에 대해 ‘폴리텍(종전 기능대학)’의 기능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에 근무하던 2003년, 직업능력개발 정책 사업을 담당한 바 있습니다.

당시 폴리텍 사업에도 참여해 조금은 알고 있었으나, 폴리텍대학에 부임한 후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대학이라고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폴리텍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직업교육훈련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능·기술 인재를 양성·공급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 향상은 물론 개인의 행복을 책임지는 기관입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1,700여 명 교직원 모두가 직업교육훈련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서 유능한 기능·기술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폴리텍대학은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대학으로 명성이 높다. 대학정보고시 기준으로 취업률이 85.8%에 달한다. 대부분의 전국 전문대학 취업률을 압도하는 놀라운 성과다. 권 이사는 현장에서 바로 활용이 가능한 인재양성 교육시스템을 높은 취업률의 이유로 꼽는다.

“폴리텍대학은 현장중심의 인재양성을 위해 일반 교육기관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론과 실기교육의 비율을 3:7 수준으로 유지하고 학점도 전문대학보다 28학점이 많은 108점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장중심의 교육훈련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인력수요 전망이나 현장기술 변화 등을 수시로 교과과정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폴리텍대학의 고유모델인 FL(Factory Learning)시스템을 도입·운영하고 있습니다. FL시스템은 ‘프로젝트실습’, ‘학생소그룹지도’, ‘기업전담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로젝트실습은 산업학사 학위과정의 경우 2학년 때부터 학생 7~8명과 교수, 기업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해 과제물을 선정하여 졸업 전까지 작품을 완성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문제 해결능력, 소통, 리더십 등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고 또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학생 개인별 능력을 평가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감으로써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육성하게 됩니다.

소그룹지도는 교수 1인당 10여 명의 학생을 집중적으로 진로지도, 고충처리 등 교수와 학생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기업전담제는 기술컨설팅, 기술변화 등을 파악해, 교과과정에 반영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폴리텍대학의 높은 취업률은 좋은 인재들의 입학에 앞선 현장중심의 ‘교육운영 시스템’에 있었다는 말이다.

 

일·학습병행제는 말 그대로 일하면서 기술과 소양 등에 대해 학습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교육기관 중심으로 인력을 양성하기 때문에 정작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인력을 채용하게 되면 최소한 6개월 정도 재교육을 해야 하는 시간·인력·예산 등 낭비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교육훈련 제도를 바꾼 것이 일·학습병행제라고 볼 수 있다.

“교육훈련과정 및 프로그램개발에 기업체 전문가가 참여하고 교육훈련을 기업체에서 50% 이상 실시하게 됩니다. 이렇게 제도가 바뀌면 기업에서 필요한 인력을 스스로 키워서 활용할 수 있을뿐 아니라 취업희망자 입장에서도 기업체에 취업하여 일하면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학습병행제가 성공하면 학력중심의 채용 형태에서 능력중심의 형태로 바뀌고 임금, 승진 등에서도 학력보다는 능력이 중시되는 노동시장 구조로 변화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권 이사는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가 유럽 최저 수준의 청년 실업률을 보이는 것은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산업현장 중심으로 이루어진 교육훈련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접목시키기 위해 폴리텍대학에서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의 교육과정 개편과 일·학습병행제 추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 중에 있다.

“이미 폴리텍의 전 교직원을 일·학습병행제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을 마친 상태입니다. 앞으로도 지속적 교육을 통해 전문가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NCS 교과과정 개편 및 교재개발, 과정평가형자격제 도입·운영, 스마트 NCS 전산망 개발, 공동훈련 센터운영, 기업별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등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또 전국 9개 특성화고등학교를 한국형 도제직업학교로 전환해서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진로지도, 2~3학년 때는 학생과 근로자 신분을 동시에 유지하는 학습근로자로서 학교와 기업에서 각 50%씩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졸업 후에는 기업에서 일하면서 주말에 공부하는 계약학과 형태로 운영해 전문학사,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경로도 만들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관리직이나 전문직에 비해 기능·기술인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능·기술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독일·스위스 등의 제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봤을 때 비교되는 점이다. 폴리텍대학에서는 기능·기술인이 우대받는 사회분위기 확산과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배워서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생활의 지혜 측면에서 ‘리더스 기술클럽’을 서울 강서캠퍼스에서 2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리더스 기술클럽에 참여하는 분들은 주로 CEO, 정치인,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로서 이들은 자동차수리, 양재, 목공 등 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직접 체험하면서 기술의 소중함을 느낄 뿐 아니라 기능·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홍보대사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직업교육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기능·기술교육의 중요성과 기술 하나로 평생 동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의 형성이 우선돼야 합니다.

최근 언론에 청년 실업과 관련해 인구론, 청년실신 등의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인문학과 기술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입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개인의 적성이나 역량을 고려하지 못한 채 직업보다는 직장을 선호하거나 결정함에 따라 직업인으로서 성공하지 못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폴리텍대학에서는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이 평생 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 가도록 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 일환이 ‘중·고등학생 대상 직업체험 프로그램’이다. 서울 정수캠퍼스에서는 서울시내 특성화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1일 동안 자동차, 컴퓨터 응용기계 등의 직업체험을 통해 학생 스스로 적성에 맞는 직업선택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기도 했다. 권 이사는 “진로지도는 여건만 되면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폴리텍대학은 그동안 제조업 중심의 기능·기술 인력을 양성·공급하여 자동차, 조선, 전기, 전자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해 왔다. IMF때는 실업자 직업훈련을 통해 갑자기 실직한 이들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했고,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IT인력 100만 명 양성을 위한 다양한 훈련과정을 운영해, IT강국의 초석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IT 관련 제조, 태양광, 바이오, 항공 등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부터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교육훈련방식을 NCS 기반의 일·학습병행제로 전환하고 지방자치단체, 산업별협회,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전문대학 등과 협업을 통해 폴리텍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는 작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제 폴리텍대학은 세계로 뻗어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 직업교육훈련기관인 만큼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폴리텍의 우수한 직업교육 훈련시스템을 전수해, 개도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권오일 이사의 눈은 지역사회는 물론 더 나아가 개도국과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초일류 기술교육기관으로 향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