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조 예언가는 자신을 양택풍수에 능한 역술가라고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풍수지리의 쓰임은 음택풍수(陰宅風水)와 양택풍수(陽宅風水)가 있는데, 양택풍수는 대문, 안방, 부엌을 뜻하는 양택삼요(陽宅三要)가 핵심이다. 그에게 양택풍수에 대해 간단하게 알려주기를 청하자, 양택풍수의 기본은 대문의 위치로서 남문이면 영원히 번창하고, 서북문이면 장수와 복을 누리며, 동남문이면 만사형통으로 매우 길하다고 했다. 또 북문이면 병이 잦고 사업 등 실패의 연속이고, 서문이면 여자의 목소리가 커지며, 서남문이나 동북문을 귀문(鬼門)이라고 하는데 이 귀문으로 귀신이 머물거나 출입하므로 피해야 한다고 일러줬다.

 

김 예언가는 기자가 생각한 역술가와는 다른 이미지로 다가왔다. 그는 주름 많은 백발노인이었지만 긴 머리를 폼 나게 뒤로 묶고 모자를 썼으며, 걸음걸이도 시원스러웠다. 만나자마자 기자에게 대뜸 이름 석 자를 묻고는 왼손바닥을 몇 번이나 접었다 펴더니 기자가 과거에 겪었던 큼직한 사건들과 현재 상황을 읊어댔다.

사주라고 하면 좋은 말만 골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김 씨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가감 없이 사주를 풀이하며 “조심해서 악운을 피해가라고 일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를 소개해 준 기업인 심 모 사장은 어려울 때마다 찾아가 조언을 청한다고 했다. 사업하는 데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자녀의 성별까지 매번 맞추는 등 종교를 떠나 여간 신기한 게 아니라서 멘토로 삼고 있다고 했다.

김 씨는 사찰을 드나들며 역술 공부를 시작해 평생 산중을 돌아다니며 도를 닦았다. 덕분인지 나이답지 않은 건강함을 풍겼고, 사주가 ‘좋으면 좋다.’, ‘나쁘면 나쁘다.’ 대쪽같이 확실하게 말하는 것에서 그의 자신감과 당당함을 느낄 수 있었다.

 

대선 당선자를 매번 맞춰내 역대 대선 후보들이 많이 찾는 등 정계인사와 기업가에게 인기가 좋은 김 씨에게 본격적으로 국운에 대해 짚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현재 ‘성완종 스캔들’로 나라가 뒤숭숭하지만 이 시련을 정부와 국민이 합심하여 이겨낸다면 국가 발전에 서광이 비칠 것”이라고 했다. 또 “대한민국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만큼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니다”면서 “경제불황 역시 내년에는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4월 29일 ‘2015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여(與)·야(野)의 대결에 대해 예상해 달라고 부탁하자 그는 망설임 없이 “여(與)가 압승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압승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미래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껏 운수가 좋지 않았다”며 “재보궐선거가 지난 후 차츰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현대 사회에서 역술가의 말을 절대적으로 믿는 사람은 드물고 마음에 위안을 찾기 위해 찾는 것이 대부분이다. 역술가의 말만을 맹신하고 따라서는 안 되지만, 미신이라고 치부하여 무시할 것도 아니다. 좋은 역술가는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고 심신을 치유하는 사람으로서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도 하여 용한 역술가를 찾게 되는 것이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안심하지 말고 결과를 향해 열심히 살며, 나쁜 결과가 나와도 결과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야말로 우리 인생에서 하나의 지침이 되지 않을까 싶다.